최근 본디(BONDEE)라는 메신저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죠. 과거 싸이월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아바타와 방 꾸미기 기능, 1:1과 그룹 채팅 기능에 귀여운 아바타 애니메이션이 합쳐진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기반 SNS예요. 광고 없이 쾌적한 환경에, 최대 50명까지 친구 추가가 가능해 지금까지의 SNS에 지친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어요.
잠깐, 중국 어플이었어?
버그일까요. 본디를 사용하던 중 화면에서 중국어를 봤다는 이용자들이 등장했어요. 갑자기 중국어? 알고 보니 본디는 작년 중국에서 인기를 얻었던 SNS 앱 젤리(啫喱)와 매우 유사한 서비스였어요. 사실 본디는 싱가포르 기업 메타드림(Metadream)이 바로 이 ‘젤리’를 인수하였고, 본디로 명칭을 바꿔 글로벌 서비스로 운영했던 거예요.
중국 앱은 예전부터 논란이 많았어요. 중국 기업은 중국 데이터안전법에 따라 이용자의 정보를 국가가 요구하면 언제든지 국가에 제공할 수 있어요. 내 정보가 중국 정부에 언제 넘어갈지도 모르는데, 대부분의 중국 앱들이 너무 많은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고 있었기에 더욱 문제가 되었어요.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하여 중국 앱은 몽땅 삭제하자는 기류가 형성돼있었죠. 중국 어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빠르게 본디를 탈퇴하는 이용자도 늘었어요.
단순 중국 출신이어서가 아냐
중국 앱이었지만, 싱가포르 기업이 인수했으니까 상관없는 거 아니냐고요? 문제가 없다고 단정 짓기엔 아직 일러 보여요.
중국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논란 – ‘젤리’는 중국 1위 메신저 ‘위챗’을 누르고 앱스토어 순위 1위를 할 만큼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어요. 하지만 ‘젤리’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는 논란이 일었고, 이와 더불어 아바타 의상 표절 등의 다른 논란까지 겹쳐 결국 ‘젤리’는 중국에서 철수하게 되었어요.
싱가포르 기업으로 국적 세탁 – 중국 기업이 반중 감정을 피하고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싱가포르 기업으로 국적을 세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흔히 ‘싱가포르 워싱’이라고 해요. 실제로 국내 특허청에 등록된 본디 상표에서도 출원인의 주소가 중국으로 되어있다 보니, 싱가포르 워싱 의혹이 더욱 커졌어요.
우리나라 특허청에 등록된 본디 상표 출원 정보
이용약관의 불공정성 – 본디 이용약관이 이용자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성되었다는 논란도 있어요. 약관 중에는 “개인정보가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고 이에 동의합니다. 귀하는 이와 관련된 모든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이에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이 있어요. 단순 보기에도 이용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나요? 글로벌기업이다 보니 번역 과정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건 불공정약관은 약관규제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라는 점이에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 본디 서비스에서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너무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해간다는 의혹도 떠올랐어요. 특히, IMEI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쟁점이에요. IMEI는 국제 모바일 단말기 식별 번호로, 핸드폰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아요. IMEI를 이용하면 휴대폰을 복제하여 범죄에 사용될 위험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해요. 이미 국내에서는 IMEI를 민감한 개인정보로 분류하여 사용자의 동의 없이 수집할 경우 불법이라는 판례가 있어요. 안드로이드 Q(10) 버전부터는 IMEI 수집을 지원하고 있지 않아요.
본디의 공식 입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지속되자 본디 측에서는 1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어요. 제기된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아직 모든 의혹이 해소되기에는 설명이 부족해 보여요.
본디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살펴보았을 때,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에서와 같이 영문 Privacy Notice를 default로 적용하고 국가에 따라 세부 사항을 추가해 내용을 기재했어요. 언어 선택을 한국어로 하고 내용을 살펴보니, 국내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적어야 하는 사항들을 추가 약관으로 명시해 기재해 놓았고요.
필요한 사항들을 적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IMEI를 비롯한 수집항목에 대해 이용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논란을 지울 수 있는 본디의 대응이 필요해 보여요.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논란이 명쾌히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