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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17만 원이 공짜로 생긴다면? – 개인 종합소득세 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이용해서 돌려받은 평균 환급액이예요. 5년간 잠자고 있던 내 세금을 편하게 돌려받을 수 있어서 1200만 명이나 이용했던 이 서비스, 갑자기 욕을 하며 탈퇴하는 사람이 우수수 늘어났는데요. 올해 개인정보 관련 국정감사에서도 가장 핫했던 이슈, 무슨 일인지 자세히 살펴볼게요.
삼쩜삼 조회라도 해보신 분들 필독
삼쩜삼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는 트위터의 한 게시글이 화제가 되며 시작되었어요.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게 세무대리인이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 환급금 ‘신청’이 아닌 단순 ‘조회’만 했던 사람들도 모조리 세무대리인이 등록되어 있었던 거예요. 기존에 세무대리인이 있던 사람들은 삼쩜삼 관련 세무대리인으로 변경되었고요. 나의 소득 내역 조회부터 서류 발급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세무대리인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정된 것을 그 글이 알려준 거죠.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세금 환급을 받기 위해서는 세금을 냈던 기록, 소득을 받았던 기록 등을 확인하고 세금과 환급액을 계산해야 해요. 근데 세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에게는 어렵다 보니, 삼쩜삼에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세청 홈택스에 세무 대리인을 등록했던 거죠.
뭐가 문제인 거야?
이번 논란에서 여러 측면의 문제점이 언급되었지만, 개인정보와 관련하여 문제 여부가 되는 점을 살펴보면:
• 제공 동의 과정의 적법성 : 이용자들 중에선 세무대리인이 등록되는 것을 몰랐다는 사람이 대다수예요. 즉,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대한 사실을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했다는 거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요. 정보가 제공된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는데, 어떻게 동의가 제대로 이루어졌겠냐는 거죠.
• 제공 사항에 대한 안내 부족 : 삼쩜삼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도 제3자 제공 사항에 대한 안내가 친절하지 않아요. 제공받는 자가 정확히 어떤 세무사/세무법인인지 알 수 없으며, 제공되는 개인정보 항목도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으로 두루뭉술하게 적혀 있어요. 이것만 봐서는 내 정보가 누구에게 얼마나 넘어갔는지 확인할 수 없는 거죠.
• 정보 과다 수집 : 세무대리인은 규정상 홈택스에서 납세자의 모든 정보를 조회할 수 있어요. 본인 및 부양가족의 개인정보, 주민등록번호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는데, 세무대리인이 이러한 모든 정보를 가져가는 것이 맞냐는 거예요.
*제3자 제공: 개인정보 처리자 외의 제3자에게 개인정보의 지배·관리권이 이전되는 것(쉽게 말해, 우리 회사가 가진 개인정보를 다른 회사가 쓸 수 있게 주는 것. 공유도 포함돼요)
누가 어떤 입장이야?
이를 둘러싼 여러 입장을 살펴보면:
•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 : 서비스 이용약관에 공지를 했으니 문제없어. 환급 신청을 대신해 주기 위해 세무대리인이 개입하는 건 정상적인 절차야.
• 서비스 이용 고객 : 세무대리인이 등록되어 내 개인정보를 본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애초에 삼쩜삼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거야. 나는 환급 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도(조회만 했는데) 세무대리인이 왜 필요해?
• 세무 관계자 : 삼쩜삼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불법 세무대리야. 세무대리인 수임동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어.
• 소비자연맹 : 소비자는 구체적인 사전 안내나 선택적인 동의 절차도 제공받지 못했어. 홈택스 로그인을 했다고 세무대리인 선정에 동의한 건 아니야.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결국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는 정부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어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5월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어요. 국세청도 개인정보위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삼쩜삼을 이용할 필요 없이 홈택스에서 편리하게 세금 환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했어요. 한국세무사회의 경찰 고발, 한국소비자연맹의 신고 등 삼쩜삼의 이러한 행위에 대한 싸움도 아직 진행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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